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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문화사랑서포터즈/서포터즈 of 엘리트체육

노병준과 이대호, 그리고 한국프로스포츠


 최근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에서는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연봉협상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이대호 선수가, 프로축구계에서는 노병준 선수가 소속팀과의 재계약에 난항을 겪으면서 언론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대호 선수는 이틀 동안 팀훈련에 불참함으로써, 노병준 선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함으로써 팀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대호 선수는 133경기 모두 출장했으며, 타율 0.293, 28홈런, 100타점 등을 기록하여 준수한 활약을 보였으며 팀내 타자 중에서는 연봉협상에 반영되는 연봉고과에서 1위를 자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첫 협상에서 09년도의 연봉 3억6천만원에서 2천만원을 삭감한 3억4천만원을 10년도의 연봉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사실 연봉고과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프로야구 전체를 통틀어 본다고 해도 수준급의 활약을 전 경기를 출장하면서 보여준 이대호 선수가 그런 연봉삭감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다시 롯데자이언츠 측이 이대호 선수에게 우선 연봉 동결을 보장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대호 선수 파동은 조금 진정되는 분위기이다.[각주:1]

 그러자 이번엔 프로축구계에서 문제가 터져나온다. 노병준 선수는 09년 K리그에서 27경기에 출전하면서 7골 5도움을 올리면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또 09년 포항스틸러스가 국내 컵대회에서 우승하고 AFC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노병준 선수가 AFC챔피언스리그에서 MVP를 차지하며 포항의 아시아 제패를 견인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노병준 선수는 연봉상승에 대한 기대가 내심 컸을 것이다. 하지만 노병준 선수는 구단이 '지난해 받은 상금은 비싼 용병을 데려오는데 대부분을 써버리고는 국내 선수들에게는 돈이 없다고 말한다'라고 말하면서 선수들에게 지난 해의 업적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각주:2]

 그렇다면 이렇게 구단이 선수들에게 선수의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지 않는 상황에서 '선수가 본인을 필요로 하고, 본인의 능력에 걸맞는 대우를 해주는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 하지만 그 것이 현재 우리나라 프로스포츠계에서 쉽지가 않다.

 프로야구계, 프로축구계 모두 현재 FA선수(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 그리고 이적을 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FA선수가 되려면 타자는 경기를 2/3이상 출전, 투수는 규정이닝 2/3이상 등판한 시즌이 9년 이상이 되어야 한다. 해외진출은 위와 같은 조건으로 7년을 뛰고, 구단의 동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사실상 프로야구 선수들이 FA선수가 되는 기간은 병역문제, 부상, 신인시절 등을 생각하면 적어도 11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게 FA선수가 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면 다른 구단은 선수의 기존 구단에게 전년도 연봉의 300%+20명의 보호선수 외에 1명을 보상선수로 주거나 전년도 연봉의 450%를 보상해줘야한다. 즉 FA선수에게도 이적료가 발생하는 것이다.[각주:3] 

 프로축구계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2005년 이전에 프로에 첫 입단한 선수들은 FA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계약 기간 동안 소속팀의 경기에 50% 이상 출전(교체출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FA선수가 타구단으로 이적하기 위해서는 타구단에서는 원소속 구단에게 이적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적료는 합의에 의해 결정하지만, 합의가 결렬될 경우 아래와 같은 기준에 따라 이적료를 산출한다.

(한국 프로축구 선수단 관리 규칙 2008년 개정판)

 뿐만 아니라, 2006년 이후 K리그에서 활동하다가 해외로 진출한 FA선수가 만 34세 이전에 국내 구단으로 복귀할 경우에도 이적료를 산출하여 해외진출 전 소속팀에게 이적료를 지급하게 되어있다.

 프로축구, 프로야구 모두 사실상 말로만 자유계약선수 인 것이다. 유럽에서는 95년 유럽사법재판소에서는 '계약이 끝난 선수는 구단의 동의와 이적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고, 팀 내 외국인 선수의 숫자는 제한될 수 없다'는 보스만 룰을 선언하면서 계약만료 이후 선수들의 이적에 이적료와 이전 소속팀의 허가를 제한하고 있다. 선수들의 자유이적 권리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FA선수에 대한 보호는 스타급 선수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어떤 팀에서는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이지만, 다른 팀에서는 그 선수를 필요로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각 선수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고 자신을 원하는 팀으로 자유롭게 이적함으로써 선수의 성장 뿐만 아니라 각 팀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현재 야구계와 축구계에서 시행되고 있는 FA제도는 FA선수가 되는 길을 제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FA선수의 이적을 보상금과 이적료 때문에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는 선수, 팀 모두에게 해가 된다. 축구계에서는 05년부터 입단한 프로선수들에게는 계약종료 후에 FA자격을 얻는 제한을 철폐했지만, 여전히 이적료에 대해서는 유지하고 있다.

 각 구단과 협회가 보상금과 이적료를 없애는 것이 팀에 해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팀에 맞는 적절한 선수를 보다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고, 프로스포츠계의 발전을 위해서 큰 결단을 해주길 바란다.


덧1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k_league/breaking/view.html?cateid=1171&newsid=20100113143006536&p=poctan

음... 노병준 선수와 포항의 갈등을 다룬 다른 기사입니다. 그런데... 여길 보면 '2005년 이전 k리그 입단 선수는 국내 이적 시 이적료가 발생한다'고 나와있지만, 최효진 선수와 같은 선수는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나와있습니다. 최효진 선수는 2005년에 입단한 선수입니다. 음... 아무래도 2005년부터 입단하는 선수는 FA자격을 얻는데 제한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이적료도 없는 것 같습니다;;;ㅎ 제가 규정을 읽으면서 제대로 끝까지 읽지않고 부분만 읽었던 것이 탈이었네요...ㅠㅠ 죄송합니다~!!! 한국 프로축구 선수단 관리 규칙 2008년 개정판 36조 3항을 보면 확실히 '2005년부터 프로에 첫 입단한 선수는 계약이 종료 된 후에는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라고 나오고 있습니다... 죄송합니다~ 앞으로 더 잘 조사하여 정확한 정보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ㅠㅠ


덧2
http://sports.media.daum.net/soccer/news/k_league/breaking/view.html?cateid=1171&newsid=20100117144103195&p=Edaily
아... 결국 포항이 또 한 번 노병준 선수의 마음을 아프게 하내요... 또 거액의 연봉을 지급해야하는 거물급 선수인 설기현 선수를 영입하고 말았내요. 이렇게 되면 돈이 없다고 이야기 하는 포항의 말은 거짓이라는 것이 다시 드러나고, 노병준 선수는 또 포항에 서운한 마음을 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정말 포항은 본인들의 선수에 대한 애정이 없는 걸까요...? 실력이 어중간하게 좋은 선수에게는 대우가 박한 것일까요...?ㅠㅠ
  1. 동아(http://news.donga.com/3//20100113/25374536/1) [본문으로]
  2. isplus(http://isplus.joins.com/article/article.html?aid=1307049) [본문으로]
  3. 김성재,<한국프로야구의-선수선발-및-관리제도분석,영남대학교-석사학위논문,2008.(http://www.riss.kr/link?id=T11411417)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