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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문화사랑서포터즈/서포터즈 of 엘리트체육

곽윤기, 이정수 선수의 징계... 그리고 빙상연맹

대한빙상경기연맹 상벌위원회는 결국 5월 5일... 곽윤기와 이정수 선수에게 자격정지 3년이라는 엄청난 중징계를 내렸다. 두 선수들이게 이제 실질적으로 선수생활을 그만두라는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대한체육회·빙상연맹으로 구성된 공동조사위원회에서 4월 22일 자격정지 1년 이상의 징계를 권고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위의 징계라고 할 수 있다. 이대로 3년 징계가 확정된다면 두 선수는 2013년에 있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대표선발전에 출전할 수 없기 때문에 더더욱 그 징계 수위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출처-연합뉴스)

징계 대상자는 통보를 받은 지 7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빙상연맹은 30일 이내에 재심사해 연맹이사회를 통해 징계를 확정하며, 혹여 재심 결과에도 불복할 경우 대한체육회에 이의신청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직 두 선수 모두, 섣불리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의 기사<이정수-곽윤기, 3년 징계 '선수생명 위기'(종합)>에 따르면 

쇼트트랙의 한 관계자는 "상벌위에 참석했던 이정수와 곽윤기가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기존의 주장만 되풀이하면서 징계 수위를 더 높이는 역효과를 내고 말았다"며 "쇼트트랙 파문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지만 선수들은 물론 학부모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들에게 유리한 입장만 주장해왔다"고 귀띔했다.

라고 하며, 이번 중징계에는 선수들이 반성의 기미 없이 본인의 무고함만을 주장하는데에 그 원인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기사나 주변을 통해서 이러한 소식을 접했을 곽윤기 선수나 이정수 선수 모두 이의제기 자체가 또 한편으로는 반성하지 않는 자세의 하나로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가만히 있자니 선수 생명이 끝날 것 같은 위기에 몰려있고, 이의를 제기하자니 더 큰 철퇴로 돌아올 것같고... 아무튼 정말 두 선수에게는 고통스러운 나날들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

이번 쇼트트랙 담합 사건의 경과는 다음카페 <연예인?! 이제 그들을 말한다>의 '일인치방내꺼♡'님의 글에 잘 정리가 되어 있는 듯 하다.(클릭해서 확대하시면 더 잘 보실 수 있습니다)
동시에 전재목 전 대표팀 코치 역시, 권고안에 따라 영구제명 조치를 받았다고 한다. 역시나 코치보다는 아직 나이가 어린 현역 선수들이 더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그들이 이렇게 선수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게 된다면, 그들로서는 생활 자체가 막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수들의 반발이나 개인적 억울함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물론... 전재목 전 대표팀 코치도 앞으로 어떻게 생활을 할지 막막하실것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이번 조치가 이렇게 상당히 가혹한 것은 그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더반에서 열리는 123차 IOC 총회에서 2011년 7월 6일에 결정된다. 사실상 1년 조금 넘게 남은 시점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쇼트트랙 강국 대한민국이 비리와 담합으로 얼룩지는 것은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분명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이유가 아닐까? 이번 벤쿠버 동계올림픽을 통해서 쇼트트랙 뿐만 아니라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트 그리고 패럴림픽에서는 휠체어 컬링대표팀 선수들이 은메달을 얻어내는 등 국제사회로부터 한창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던 한국, 그리고 평창... 이 모두에게 분명히 이번 쇼트트랙 담합 파문은 큰 얼룩으로서 기억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와 같이 정부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가 적극 개입했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이번 결정은 상부기관인 문화관광체육부의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좋은 성과를 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쇼트트랙 내에 '담합'과 '나눠먹기'가 관행처럼 굳어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번 사건이 터지자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이 일이 언급되는 등 확산이 심상치 않았다. 엄중처벌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문화관광부는 상벌위가 열린 지난달 29일 수시로 빙상연맹에 상벌위가 무난히 진행중인지 체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런 얼룩을 어떻게 지워낼 수 있을까? 아무래도 정부 관계자들과 빙상연맹은 이번 사건을 '확실하게' 처리하고 '철저하게' 일벌백계하여 빙상계에 만연해있던 부정적 담합과 인맥비리를 근절하고, 동시에 대외적으로도 엄중처벌했다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이 어느정도 빙상연맹과 정부로부터 이번 담합 파문의 부정적 영향을 멀리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여겼던 것 같다.

그럼 선수들은 어떡하나? 평생을 쇼트트랙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초반의 나이에 그가 가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세계 만방에 보여줄 기회를 잃어버린 그들은 이제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 것인가? 정말 어떻게 보면 징계를 받고 지탄을 받아야 할 것은 오랜 기간동안 이러한 파벌을 내버려둔 빙상연맹이 아닐까?

선수들에게 자격정지 기간을 절반 정도만이라도 줄여, 다음 동계올림픽 출전을 가능하게 하는 대신에 추가적으로 많은 시간의 사회봉사를 이행시키는 방식으로 징계를 하는 것은 어떨까?

빙상연맹도 우선은 그들 스스로 개혁의 기회를 준 이후, 적절한 자정노력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는다면 대한체육회와 같은 상위기관과 민간이 함께 개혁위원회를 꾸려 빙상연맹도 강도높은 개혁을 진행시켜야 할 것이다.

선수들에게는 정말 선수들의 인생 전체를 위해, 그리고 더 나은 한국 쇼트트랙을 위해서, 그렇지만 그 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는 합리적인, 그렇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의 그런 적절한 징계가...

빙상연맹에게는 그동안 담함에 대한 암묵적 승인에 대한 추궁과 비리에 대한 척결을 보여줄 수 있는 적절한 자정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