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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 문화사랑서포터즈/서포터즈 of 엘리트체육

스포츠에 눈가림 당하는 대중, 정치권만 문제인가?[어퍼컷]

요즘 읽고 있는 '어퍼컷'이라는 책이 있다ㅎ

어퍼컷신성불가침의한국스포츠에날리는한방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체육 > 체육사회학
지은이 정희준 (미지북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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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이 전공인지라, 이런 스포츠나 체육에 관련된 서적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지사...

한국 스포츠계에 몇몇 문제점에 대해서 비판을 가하는 책이다. 책의 어조가 상당히 비판적인 동시에 비꼬는 듯한 말투도 가끔 있다. 그래서 웃기기도 하다ㅎㅎ

오늘은 이 책에서도 다루고,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스포츠와 정치에 관련된 비판을 조금 다르게 해석하여 보았다...ㅎ



최근 조금은 가라앉았지만, 한 때 우리나라는 김연아 광풍에 휩싸인 적이 있다. 세계 피겨 대회들을 정복하고, 결국 마침내 2010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경이로운 점수로 금메달을 획득한 김연아 선수. 우리 대중들은 김연아의 몸짓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김연아의 행동과 말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대중들은 점점 더 정치에서 멀어졌고, 그 사이 수많은 정치적 쟁점들이 스쳐지나갔다. MBC파업, 4대강사업과 같은 굵직한 쟁점뿐만 아니라 각 지역사회에 있는 자잘한 쟁점들도 분명히 대중들에게 잊혔을 것이 틀림없다.

 

바로 이렇게 정치인들은 대중들을 정치적 현안에서 멀어지게 하고, 대중들을 눈가림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을 잘 알고 있고 있다. 바로 성문란(Sex), 스포츠(Sports), 영화(Screen) 이 세 가지 부분이다. 특히나 이런 부분들이 산업적으로 성장하고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정치와 대중은 더더욱 멀어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3S(Sex, Sports, Screen)를 적절히 활용한 대표적인 국내 지도자가 바로 전두환 전 대통령이다. 수많은 성인영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그리고 칼라TV와 VTR 등이 그 시기에 정치에 이용되었다고 여겨지는 것들이다. 그 중에서도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창설은 이따금 정치적 이용이었느냐, 프로스포츠 발전 및 국내스포츠산업 발전에 기여였느냐 논쟁되곤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정작 스포츠와 정치는 많은 사람들이 연관되어 있다고 믿고, 스포츠를 정치가 잘못사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지만 스포츠와 정치 사이에 있는 다른 것들은 너무나 많이 빠져있는 것 같다.

우리 사회는 많은 집단, 단체로 구성되어 있다. 그 집단과 단체들이 각자 자신의 맡은바 역할을 충실하게 해나간다면, 사회가 올바르게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일반적인 민주주의 사회에는 전제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더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맡고 있는 사람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을 충분히 인정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회주의 사회와 다르게, 그 맡은바 역할에 따른 화폐의 차등지급이 이루어진다.

 

사회의 수많은 단체 중에서 딱 한 단체만이 잘못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 분명히 다른 단체들의 비판에 의해서 그 문제점이 드러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몇몇 단체가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그 사회는 올바른 방향으로 운영될 수가 없다. 그러니 스포츠가 정치에 잘못 이용되는 상황은 단순히 정치권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대중들을 정치에서 떨어뜨려 놓는 단체와 집단은 단순히 정치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언론단체들도 정치와 대중 사이에서 대중을 정치권과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언론단체들은 국민의 눈과 귀가 되어서, 국내의 다양한 소식을 전달하고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부분을 짚어주고 드러내주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 언론들은 진정한 국민의 눈과 귀가 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다양한 정치적 현안이나 사회적 이슈보다는 스포츠 경기 결과나 대중적인 보도를 주로 하는 언론은 진실된 눈과 귀라고 하기 어렵다고 여겨진다. 일례로 KBS는 작년 3월 김연아 선수가 2009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당일 ‘뉴스9’를 통해 보도된 26개의 뉴스 중에서 15개를 김연아 선수와 관련된 보도로 내보냈다고 한다. 이때 KBS보도국은 ‘김연아 선수의 우승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라고 말하며 이러한 보도의 배경을 밝혔다고 한다. 이는 스포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KBS보도국이라는 언론단체의 문제이다. 보도국의 생각에는 정치의 암울하고 귀찮은 모습보다는, 스포츠의 멋지고 감동적인 스토리가 더 매력적이고 눈길을 끌만한 뉴스거리라고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분명히 바람직한 언론은 국민들에게 과도하거나 헛된 희망을 불어넣어주는 것보다, 현실을 직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최근에는 기업집단 역시 우리 대중들을 정치와 멀어지게 만든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특성상, 기업은 다양하고 기발한 방법을 동원하여 소비자인 대중을 유혹한다. 어떻게 보면 Sex, Sports, Screen 이 세 가지 모든 요소를 가장 적극적이고 합법적으로 이용하며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정치권의 요구까지 수용해내는 있는 기업집단이 이 모든 문제의 숨어있는 뿌리일 수 있다. 최근 수많은 걸그룹과 그들의 노출, 점점 더 큰 인기를 얻어가는 동시에 큰 수입까지 보장해주는 스포츠중계, 그리고 이미 성숙한 문화산업으로 인정받는 영화산업까지 모두 기업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없다. 단순히 수익을 위한 일이지만, 기업집단은 대중들을 자연스럽게 정치에 멀어지게 만들었다.

TV를 켜보면 그러한 기업들의 활동이 우리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그냥 알 수 있다. 휘황찬란한 광고들, 수많은 제품, 멋진 연예인들, 스포츠 중계 등 정말 대중들의 눈을 끌 수밖에 없는 요소들이 매일 매일 생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현대사회를 편안하게 하고 편안하게 해준 기업조자도 결국 우리 대중을 정치와 멀어지게 만들어 주었다.

몸에 좋은 약은 입에 쓰다고 했다. 당장에 입에 달고, 눈이 즐거운 것들만 찾아서 취한다면, 우리의 몸을 망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금 언급한 요인들 외에도 더 많은 집단들이 대중들을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정치와 멀어지게 만들고 있다.

하지만 늘 어떤 요인이든, 그러한 영향에 의해서 결국 끝내 피해를 보는 것은 대중, 그리고 그중에서도 서민이다. 당장에 즐거운 일, 행복한 일만 생각하고 정작 정치와 같이 우리에게 중요한 일들에 제대로 집중하지 않아서 생긴 피해는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넘길 수도 없다. 제 아무리 대중들의 관심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이 많이 있다 하더라도 진정 의식이 있고 깨어있는 개인들은 정치에 꾸준한 관심을 갖고, 정치에 꾸준히 참여한다.

스포츠, 연예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를 즐기며, 연예인들을 보며 즐거워하면서도 생각해보아야할 문제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대중들이 그 어느 것에도 눈가림 당하지 않는 진정한 시민으로 거듭나는 그때, 스포츠도 영화산업도 연예산업도 정치에 이용당한다는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을 것이다.


 

근데 쓰고 보니까 그런데;;;; 또 김연아 선수를 본인이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듯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ㅋ 그런건 아니다... 절대...ㅋ

아무튼... 이게 본인이 정치와 스포츠의 연관성에 대한 의견이다. 단순히 늘 정치권, 혹은 스포츠권만 욕을 하는 경향이 있는 느낌이 든다. 조금만 더 정치와 스포츠 사이에 있는 다른 요소들을 시민들이 더 잘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