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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핸드볼 이야기

한국 핸드볼... 아니 한국스포츠 그 빛과 어둠

아시안게임 핸드볼 경기는 모두 끝이 났다. 여자핸드볼대표팀은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승리하여 동메달을 획득했고, 남자핸드볼대표팀은 이란을 상대로 승리하여 금메달을 획득했다.

사실상 아시아핸드볼계에서는 일본과 중동팀이 괜찮은 전력으로 우리 나라에 늘 도전해왔지만, 우리는 이러한 도전을 물리치고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이는 취약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 핸드볼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하여 기술을 높인 결과라고 하겠다.

전에도 한 번 포스팅을 통해 이야기 했었지만, 우리나라 핸드볼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하게 취약한 저변을 가지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09년 체육백서에 따르면, 핸드볼 등록선수수는 남자 1205명, 여자 1128명, 총 2333명이고, 이 중에서 실업, 군, 시도군청 선수는 남자 74명, 여자가 137명이다. 아~ 이번에 여자실업팀 벽산건설과 용인시청이 해체했으니 여자는 더 줄었을거다... 최악이다... (벽산건설, 용인시청 해체 관련기사)[각주:1]


이에 반해 일본은 생각보다 대~단한 저변을 가지고 있다. 일본은 초등학생 선수가 5751명(이미 한국의 총 핸드볼인구를 넘어섰다...), 중학생이 25816명, 고등학생이 41842명, 전문계 고등학생 990명, 대학 선수가 6295명... 그 외 일반선수가 총 230+5248+3033명.(일반 선수는 리그의 구분에 따라 나눠서 더했습니다...)

그렇게 선수 총합이 89805명...

일본핸드볼협회 등록선수 및 임원
http://www.handball.jp/touroku_toukei.htm#torokusuu

 
89850 vs 2333... 스포츠토토에서 했던 '더 나은 스포츠환경을 위해' 광고 시리즈와 어찌보면 비슷한 모습이다. 그만큼 늘 취약한 엘리트스포츠 저변 속에서도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대체 이게 어찌된 일인지...ㅎㅎ

물론 그 원인 자체를 대중들이, 특히나 나와 같은 체육관련자들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어릴 적부터 오직 본인의 운동종목에만 집중하고, 공부나 다른 활동은 거의 접어둔 상태로 매일매일을 운동만으로 보내는 학생선수들의 삶, 그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그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로 태어나는 것이다. 렇게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결국 한국남자핸드볼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고, 한국여자핸드볼 대표팀은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이는 정말 그들의 투혼과 열정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남자핸드볼 대표팀 결승전 하이라이트)[각주:2]
그렇지만 이런 값지고 소중한 결과물을 모두가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핸드볼의 영광의 이면에는 반드시 희생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학창시절의 모두를 핸드볼에 쏟아부었지만, 손꼽힐 실력을 갖추지 못한 선수들과 같이 운동을 포기한 자들... 그들은 학벌과 영어능력으로 대표되는 고급노동력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취업시장의 겉에서 맴돌게 된다.

과연 그들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국제대회에서의 몇몇 선수들이 얻어낸 성적 그 자체가 나머지 운동을 포기한 혹은 포기하게 된 선수들의 삶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인가?

사실 이러한 문제는 한국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문제이고 병폐였다. 그래서 나오는 방안들이 주말리그제이고, 합숙소 폐지문제 이다.

그러나 그렇게 운동에 대한 집중을 줄이고 학생선수들에게 학습권을 보장하고 운동에 조금 소홀하게 만든다면, 지금과 같은 엘리트스포츠 성과가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저변의 확대'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핸드볼 운동에 접근하고 핸드볼 자체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 증가한다면, 핸드볼 선수로 활약하는 학생선수들도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증가는 더 좋은 기량의 선수가 나타날 가능성을 높이고, 이러한 선수들의 등장은 다시 핸드볼 선수들 간의 더 치열한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충분히 높은 기량을 위한 자기훈련을 선수들 스스로 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는 어디까지나 자본주의가 강조하는 경쟁의 원리를 스포츠에 적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지금 현재의 핸드볼계는 취약한 저변으로 경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진짜 현실에서는 각 지도자분들께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으실 것이다... 하지만 분명 더 많은 저변 속에서 학생들의 동기가 더 강력히 자극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핸드볼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는 했지만, 결국 생각해보면 다른 많은 스포츠종목에도 이러한 대입이 가능하다. 다시 원론적이고 재미없는 이야기로 늘 돌아오는 이야기이지만, 어떤 스포츠든 그 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이다.

더 많은 국민들이 단순히 메가스포츠 이벤트 때에 잠깐 일어나서 응원하고 열광하는 '대한민국 스포츠 서포터'가 아니라...

진정 스포츠를 아끼고 즐기며, 직접 스포츠에 참여하는 '대한민국 스포츠인'으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1.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1/17/2010111700001.html) [본문으로]
  2. http://sports.media.daum.net/ag2010/broadcast/highlight/slideshow.html?gid=9364#20101126235256589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