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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포츠 마케팅/경영

한국프로축구, 승강제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지난 12월 15일,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문화관에는 많은 축구관계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습니다. 이곳에서 '한국축구 승강제 구축을 위한 공청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축구관계자 뿐만 아니라, 저와 같이 축구에 관심이 있고 뜻이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공청회 소식을 듣고 하나 둘 발걸음을 이화여자대학교로 향했었습니다.

특히나 주제가 다름아닌 '승강제'라는 것은 이 공청회의 매력을 한껏 드높이고 있었습니다. 한 때 한국축구는 K리그와 내셔널리그 간의 승강제를 시도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2006년에는 고양국민은행이, 2007년에는 울산미포조선이 모두 승격을 거부함으로써 결국 K리그와 내셔널리그 간의 승강제는 실패로 돌아가고 맙니다.

그래서 이번 공청회를 통해서 어떻게 승강제를 제대로 시행하는 것이 좋을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는 시간을 가지길 원한 듯 싶습니다. 대한축구협회의 홈페이지에도 이번 공청회와 관련된 뉴스를 싣고 있습니다.
(http://www.kfa.or.kr/news/news_view.asp?tb_name=kfa_gisa&g_idx=6084&g_gubun=1)


 대한축구협회,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실업축구연맹이 주최한 이번 공청회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서 진행되었습니다. 1부에서는 '네모 파트너스'라는 컨설팅 회사의 발표, 2부에서는 10명의 패널들의 의견제시로 구성되었습니다.

1부 컨설팅 회사의 발표는 다름 아닌 '한국축구 승강제 도입방안'에 대한 네모 파트너스의 승강제 방안 제시였습니다. KFA 홈페이지에는 이 회사의 발표자료나 컨설팅 자료 원본을 올려놓고 있지 않지만, 현장에서는 발표PPT는 인쇄물로 나누어주고 있었습니다. 네모 파트너스는 KFA홈페이지 기사에도 나와있듯이 "대한축구협회-프로연맹-실업연맹으로부터 용역을 받아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승강제에 대한 현황 조사와 방안을 연구"했다고 합니다. 그러니 3개월 가량 한국축구 전반에 대해 분석하고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는 승강제 방안을 '제 3자'의 입장에서 연구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대략적으로 우선은 KFA홈페이지에는 조금 자세히 다루어지지 않은 네모 파트너스의 발표자료를 요약해보고자 합니다.

우선적으로 네모 파트너스는 현재 한국축구는 산업적인 매력이 부족하며, 팀 간 경쟁을 강렬하게 유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팀 간 경쟁이 강하지 않은 것은 승강제 미도입의 문제이죠. 여기서 축구의 산업적인 저변이 확대된 후에 승강제를 도입하자는 기존의 주장과 달리, 네모 파트너스는 승강제 도입을 통해 산업적인 매력으로 발돋움 해야한다며 승강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합니다.

K리그는 아시아에서 AFC챔피언스 리그와 그 전신대회에서 최다 우승을 한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리그상강제의 부제로 인해 AFC리그 평가에서 J리그에 이은 2위에 머물렀고, 실제로 아시아에서 승강제가 없는 국가는 한국, 싱가폴, 호주 단 세 국가 뿐입니다. 게다가 이제 2013년 부터는 AFC챔피언스 리그에 참가 자격 요건으로써 승강제 시스템 도입여부가 엄격하게 적용된다고 합니다. AFC챔피언스 리그는 높은 우승 상금과 수당, 축구클럽과 리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반드시 참가하여야할 대회이기 때문에 만약 추후 승강제 미도입으로 인한 참가제한이 있다면 이는 한국축구에 큰 손해입니다. 그래서 이제 승강제는 더이상 미뤄둘수 만은 없는 현실로 다가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핵심 내용이었던 승강제 도입 모델 3가지 방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는 기존의 K리그, 내셔널리그, K3리그에서의 직접적인 승강제입니다. 내셔널리그에서 K3리그로 강등은 없는 구조입니다.

두 번째는 K리그와 내셔널리그 사이에 프로2부리그를 신설하는 안입니다. 사실 내셔널리그의 팀들 모두가 K리그로의 승격을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시청팀은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K리그로 승격하여 프로팀이 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로화를 원하는 내셔널리그 팀들과 K3일부 팀, 그리고 신생팀으로 프로 2부리그를 구성하자는 안입니다. 단, 여기서 2부리그 팀의 수를 최소한 8팀 이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현재 K리그 팀의 일부가 2부리그로 내려가야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K리그 위에 최상위 리그를 신설하는 안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두 번째 안이랑 크게 차이가 없습니다. K리그 팀중에서 재정, 경기력 등 경쟁력이 있는 팀으로 최상위리그를 꾸리자는 것입니다. 더 강한팀 간의 경기로 더 재미있고 경쟁력있는 리그로 만들 수 있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이렇게 했을 경우 최상위 리그의 팀 수가 12개 미만이 될 수 있는데, 이는 AFC 규정과 충돌한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정보가 많이 PPT자료에는 담겨있었으나 이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사실 패널분들의 응답을 제가 요약하고 정리해서 블로깅하려고 했으나... KFA 홈페이지 기사에서 잘 정리해서 올려주셨습니다...ㅋㅋ 그렇기 때문에 제가 더 할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제 K리그는 승강제 시행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이제 더이상 미룰 수도 없고 미뤄서도 안됩니다. 여러 축구계의 사람들이 이와같이 자주 모여서 승강제의 방식, 시기 등 다양한 점에서 논의할 부분이 아직도 산더미 같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승강제가 실제로 실행될 때, 자칫 버려지고 와해되기 쉬운 내셔널리그에 대한 고려도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대한민국 축구발전에 내셔널리그가 기여해온 바가 적지 않습니다. 전북현대의 진경선 선수, 이을용 선수 등 많은 선수들이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함으로써 그 능력을 키워오기도 했고, 아직도 많은 선수들이 내셔널리그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기복 실업축구연맹 부회장님께서 질문시간에 하신 말씀이 너무나 타당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기복 실업축구연맹 부회장: 오늘 좋은 말씀 많이 들었고, 자신을 가졌다. 우선 승강제 구축 타이틀을 놓고 봤을 때, 겉모양이 ‘K리그는 충분한 준비가 됐지만 내셔널리그는 아직 멀었어’하는 생각이 든다. 내셔널리그의 담당자로서 한 말씀을 드린다면, 선수 마케팅에 관한 안종복 사장님의 말씀에 동의한다.

언젠가 승강제가 된다면 드래프트 제도는 당연히 없어진다고 하니까 걱정을 덜었다. K리그는 널리 알려졌지만 내셔널리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팀인지 못하고 있다. 드래프트를 실시할 때, K리그 프론트나 감독들은 내셔널리그에서 뽑아갈 선수가 없을 것이다. 내셔널리그 팀들은 K리그에서 밀려나 거의 뛰지 못하던 선수들이 뛰고 있다.

내셔널리그도 사실 직업선수다. 내셔널리그 선수로 활약하면 드래프트 제도에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넓은 아량을 보여준다면 내셔널리그에도 싱싱한 선수들이 오지 않겠나. 내셔널리그 15팀 중에서 절반 이상이 시청팀이다. 시청팀은 승강제에 생각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실무자로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들에게 재미를 붙여줄 수 있는 기회가 이제 왔구나 하는 자신감이 든다. 선수를 K리그로 팔았을 때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내셔널리그는 20~30억으로 운영한다. 선수 1~2명만 잘 키우면 얼마든지 운영할 수 있다.

2013년에 K리그와 내셔널리그가 승강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내셔널리그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같이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에 말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시나요? 역시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관점에서는 어느 정도 해결책과 방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자기가 전문지식이 많은 팬이고 관계자라고 해도 현장에 실무자의 관점은 따라가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말 현재 상황에서 내셔널리그 선수로 몇 년 활약하면 드래프트 제도를 거치지 않고 K리그 입성이 가능하다는 조항이 생기는 것도 나쁜 방법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당시 들은 이야기에는 분명 다른 이야기도 있었던 것같습니다만...

부회장님께서는 승강제를 하더라도 프로팀(2번 안, 3번 안에 1부, 2부리그에 속하는 팀)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내셔널리그에서 몇 년 팀이 있다가 올라가는 것도 좋겠다라고 말씀하신 것 같았습니다. 저는 이런 방안도 정말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한국축구계의 많은 분들이 정말 한국축구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점이 없지 않다는 점을 공청회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축구계의 많은 분들, 그리고 네모 파트너스는 모두 공감하고 있었습니다. 승강제가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하더라도 축구팬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팬들의 지지가 없다면 승강제의 효과를 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한국 축구의 미래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축구팬!

그런 팬이 되어봅시다.

연관글 : 석기자의 PD수첩 <승강제, 쉽게 말하지 말라!>
http://blog.naver.com/acchaa/140119942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