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홍명보 감독 선임 사태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받게 되었다. 대한축구협회가 2024년 기준 예산의 18% 가량을 정부의 지원금으로 받고 있는 공직유관단체이기 때문에 이런 조사가 가능하게 되었다. 2023년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 따르면 2024년 대한축구협회 예산은 총 1876억원이고, 스포츠토토 지원금 225억원과 국민체육진흥기금 108억원을 포함하고 있다. 충분히 많은 돈을 정부로부터 받는 공공성을 띄는 기관이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유인촌 장관의 직접 지시에 따라 대한축구협회의 운영과 관련해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는 없었는지 들여다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아래와 같이 조사가 갖는 의미를 밝혔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 주무부처로서 행정적인 부분에 대한 사무감사 가능
- 과정을 살펴보고 문제가 없었다면, 상황/사실에 대해 국민들에게 그대로 알려드리면 됨
- 만약, 감독 선임 작업 관련하여 과정 상 문제가 있었다면, 문제점을 지적 받고 응당한 책임을 물면 됨
- 공직유관단체로서 공공성에 부합하는 행정 및 예산 집행 여부에 대해 들여다볼 필요가 있음
이번 조사, 월드컵 출전정지 같은 문제는 없을까?
이번 조사와 관련해서 대한축구협회는 FIFA가 대한축구협회에 월드컵 출전정지까지 나올 수 있는 징계가 나올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과거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 정지 처분 사례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FIFA 징계 이슈 제기는 대한축구협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를 피해보려는 여론전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FIFA에서 축구협회에 자격 정지 징계를 내린 사례는 최근에는 2015년 쿠웨이트축구협회, 2017년 파키스탄축구협회 두 번이 있다. 쿠웨이트와 파키스탄 협회 사례 모두 현재 대한축구협회 상황과 다르기에 똑같이 적용될 수 없다. 현재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대해 진행하는 것은 행정업무 및 예산집행의 적절성에 대한 조사/감사이다. 그러나 파키스탄과 쿠웨이트는 모두 정부에서 축구협회를 직접 운영했기에 FIFA 징계가 나왔던 사례이다.
2015년 당시 쿠웨이트에서는 Sheikh Salman Sabah Salem Al-Humoud Al-Sabah라는 정보부 및 청소년 장관에게 쿠웨이트 내 모든 스포츠기구와 연맹을 관장하고, 인사권과 재정권을 통제하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당시에는 FIFA 뿐만 아니라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여러 국제스포츠기구들에게 쿠웨이트의 경기연맹들에 자격 정지를 잇달아 진행했다. (※ 관련자료 : 국제스포츠재단 집중조감 2016-8호 <쿠웨이트와 NOC 자치성 논란>)
2017년 당시 파키스탄에서는 법원이 임명한 관리자가 축구협회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FIFA는 판단했다. 독립적으로 선출한 관리자가 파키스탄축구협회의 사무행정이나 예산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인 정부 관계자라고 볼 수 있는 인원이 사무행정과 예산 관리를 했던 것이다. (※ 관련자료 : FIFA의 파키스탄축구협회 징계 보도자료)
딱 봐도, 그 어느 사례도 현재 대한축구협회와 비슷할 것 같아서 걱정되는 사례가 하나도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고, 이에 따라 전력강화위원도 동반으로 사퇴하는 등 내부적으로도 잘 조정/협의된 감독 선임을 하지 못 했다. 그런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에 대해서는 FIFA 징계와 월드컵 출전금지라는 핑계를 대면서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 본인들이 떳떳하고 문제 없이 홍명보 감독을 선임했다면, 그 선임의 과정에 대해 기록/정리된 모든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내용을 밝히면 된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는 전혀 그렇게 할 생각도 없기에, 이렇게 문화체육관광부 조사까지 오게 된 것이다. 연간 1,000억원이 넘는 축구 사업 관련 예산을 집행하는 기관에서, 축구 국가대표팀 선발 과정의 업무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문화체육관광부 조사를 통해서 그 실체를 한 번 제대로 확인해보면 좋겠다.
'스포츠 > 축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북현대, 김준홍 GK 아니면 4:1 패배였던 28R 인천 원정 (0) | 2024.08.25 |
---|---|
전북현대 강등 위기의 부진, 그리고 김두현 감독의 호소 (0) | 2024.08.11 |
전북현대 베테랑 수비수 홍정호와 박진섭, 팀의 반등을 막아버리다 (0) | 2024.07.16 |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였나? (0) | 2024.07.08 |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축구협회는 K리그에 갑질을 했다 (0) | 2024.07.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