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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이야기

[프로축구]FC서울 vs 장수 세인티 관전 후기

군대를 가기 대략 1년 남은 시점에서... 더 이상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몰려왔다. 만날 학교 과제하느라 바쁘고... 맡은 일하느라 바쁘고... 그러다보니 정작 주요한 취미/여가 생활인 축구 즐기기를 못 하는 내 모습.

그래서 항상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축구를 즐겨보기로 결정!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 경기이자... 올해 첫 축구경기인, "FC서울 vs 장수 세인티" 경기를 보기 위해서 어제는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으로 향했다. 축구에 대한 굶주림... 그로 인해 사실 "대구FC" 팬인 나는 그렇게 무려 만원이라는 입장료를 지불하고 FC서울의 홈경기 관전에 나선 것이다.

 

<FC서울 서포터즈 수호신>

 

<원정응원을 온 중국팀 서포터즈>


우선 예상대로 어제 FC서울의 관중 수는 많지 않았다. 경기 중에 발표된 관중 수가 6231명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직 K리그 클래식과 K리그도 본격적으로 시작하지 않은 것도 있고, 축구에 관한 관심/열기가 달아오르기엔 계절적으로도 너무 이른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리그가 시작되고 축구 소식이 언론/미디어에서 오르내리고, 날씨가 보다 좋아지게 되면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 정도면 만명 이상의 관중이 꾸준히 관람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물론 FC서울과 GS 측의 적극적인 홍보/마케팅 활동도 필요할 것이고...

그리고 생각보다 많은 원정팬들에 놀랐다. 왠만한 K리그 클래식의 인기구단 원정경기 서포터즈 숫자 정도...? 보다 많은 것 같기도 하고...ㅎㅎ 아무튼 중국 축구가 자국 내에서 점차 인기를 얻고 있다는 이야기가 얼추 맞는 이야기인가 보다 싶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원정팬들의 발걸음이 무색하게도 경기는 5-1, FC서울의 완승... 장수 세인티는 영혼까지 털리는 점수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첫 경기를 마쳤다.

전반에만 FC서울은 2골을 뽑아내면서 2-0으로 앞서갔다. 그리고 그런 스코어가 말해주듯이 전반전은 FC서울이 지배하는 시간이었다. 장수 세인티는 실질적으로 공을 갖고 역습을 효율적으로 펼치지도 못 했고, FC서울의 점유율 축구에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볼 수 있다. FC서울은 특유의 안전하고 여유로운 패스플레이로 볼점유율을 높이면서 측면 혹은 수비 뒷공간을 간간히 노리는 공격을 선보였다.

그리고 그런 패스플레이가 데얀의 빠른 첫 골을 만들어냈다. 에스쿠데로가 페널티박스 정면 쪽, 장수의 수비수 2명 사이의 공간에 준 패스를 데얀이 지체없이 슛팅했고 이것이 멋지게 골망을 흔들었다. 두 번째 골도 훌륭한 패스플레이에로 만들어 낸 골이었다. 처음엔 데얀이 볼컨트롤 미스로 중거리슛 기회를 놓치고 오히려 볼을 빼앗길 위기에 처했었다. 그러나 공을 무사히 지키고, 오히려 장수의 골대 쪽으로 몸을 돌린 데얀은 앞쪽에 윤일록에게 패스를 했다. 이 패스를 받은 윤일록은 욕심을 내지 않고 데얀에게 다시 내주면서 2:1 패스를 하며 공간으로 파고 든 후, 돌아온 패스를 지체없이 슛팅으로 연결해서 골을 만들었다. 윤일록 선수가 큰 무리 없이 FC서울의 플레이에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 시즌, 서울의 윤일록, 데얀, 몰리나, 에스쿠데로 4인방의 활약이 상당히 두드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구FC랑 할 때만 좀 아파라...ㅋ

후반전의 경기 양상은 전반전과는 약간 달랐다. 장수 세인티 선수들이 보다 거칠고, 적극적으로 압박을 하기 시작하면서 FC서울은 전반전에 보여준 특유의 여유로운 패스플레이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간간히 장수의 공격을 끊고 역습을 전개할 때에는 패스플레이가 되긴 했지만, 전반전과 같은 경기 전체적인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가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지만 선수들의 능력치 차이가 충분히 났기 때문인지... 아니면 장수 선수들이 아직 시즌 준비가 부족한건지... 아무튼 FC서울 선수들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장수 선수들을 압도하면서 후반전에도 3골이나 더 몰아 넣고 말았다.

특히 이적생인 윤일록 선수가 또 한 골을 뽑아내면서, 데뷔전 2골이라는 매우 훌륭한 활약을 펼친 점이 인상 깊었다. 옆에서 같이 보던 여성 서포터즈들은 다들 "윤일록과 사랑에 빠졌다."며... "올해 윤일록 마킹할까?"며... 난리였다ㅋㅋ

장수 세인티가 한 골을 만회하기는 했지만, 오늘 보인 경기력은 상당히 문제가 있어보였다. 잔실수도 많았고, 패스플레이가 잘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공격 기회를 날리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였다. 오늘 같은 경기력이라면... 전패를 기록하는 호구팀이 되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본선 진출은 어려울 것 같았다.

경기가 끝나고 다들 일어서서 나갈 준비를 하는데 경기 MVP가 발표되었다. 2골씩 기록한 데얀이나 윤일록 선수가 선정될 줄 았는데, 약간은 의외로 오른쪽 풀백으로 나와 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고요한" 선수가 선정되었다. 물론 1 어시스트 때 상대 풀백을 탈탈 털어버린 그 활약과 공수 전반적으로 매끄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던 선수이긴 했지만... MVP라니!ㅋ 아무튼 그러려니 하고 있는데, 고요한 선수가 응원단상으로 올라와서 인터뷰를 하는게 아닌가?

 

급 같이 보던 여성서포터들 단상으로 돌진ㅋㅋ

아마 올해부터는 경기 MVP에 선정되면 단상에서 이벤트 당첨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인터뷰를 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 듯 했다. 뭐 개인적인 올해 목표가 뭔지...(팬들에 의해 결정된 개인 목표는 "국대"ㅋㅋ) 나중에 골 넣으면 세레모니 뭐 할건지... 등등 팬들 앞에서 인터뷰도 하고, 라커로 돌아가는 길에 팬들과 하이파이브도 하면서 내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FC서울의 팬과 선수들 간 직접적인 교류/교감 포인트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 간단하면서도 꽤나 좋은 방식인 것 같다. 과거 SK와이번스에서도 진행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이동경로 문제로 진행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정말 오랜만에 프로축구를 관람하니... 곧 개막할 프로축구리그, K리그 클래식과 K리그가 매우 기대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은 수원삼성, 포항 스틸러스까지 아챔 조별예선 경기 진행!! 아쉽게 둘 다 비겼지만...ㅋㅋ 


그래도... 올해는 또 어떤 팀이 강등되는 슬픔을 겪을지... 혹은 승격의 기쁨을 누리는 팀이 나올지... 또 올해 챔피언스리그도 K리그 클럽이 우승을 차지할지... 여러모로 기대되는 부분이 많은 올해 프로축구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