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일 노동자의 날 저녁, 전북현대가 인천 유나이티드의 홈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구장으로 원정을 떠나왔습니다. 지난 9라운드에서 전북현대는 2:0의 리드를 지키지 못 하고 10분 정도 만에 내리 2골을 내주면서 패배 같은 무승부를 기록해버렸죠. 그만큼 전북현대가 올 시즌에는 전 경기 실점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비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중입니다. 이번 경기에서도 전북현대는 후반전에 무너져내리면서 인천에게 3:0 대패를 당해버렸습니다.
인천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미드필더 김도혁, 그리고 사실상 프랜차이즈 스타인 외국인 공격수 무고사의 득점으로 3:0 승리를 거머쥐면서 상위스플릿 승점으로 껑충 뛰어올랐습니다. 또 제르소 선수가 비록 득점은 못 했지만 공격에서 맹활약했고, 무고사 선수도 득점을 기록했으며,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도혁 이 교체로 들어와서 득점까지 기록합니다. 정말 인천 선수단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기분 좋은 경기였습니다.
도대체 전북현대의 문제는 무엇일지, 이번 경기에서는 어떻게 인천이 전북현대의 수비를 무너뜨렸는지 보겠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 vs 전북현대, 3:0 인천 승리 (19시 인천축구전용구장)
인천 유나이티드 득점
- 후반 22분, 델브리지 득점
- 후반 45분, 김도혁 득점
- 후반 51분, 무고사 득점
전북현대 무득점
인천 vs 전북 경기, 전반전
전북현대의 전반전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공격 시에는 안정적으로 이영재와 보아텡과 수비수들이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공격진까지 패스할 길을 찾거나, 좌우 윙백이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사이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한 번에 이준호의 포스트플레이를 노리거나, 전병관의 앞쪽 공간에 롱패스를 시도하면서 다채로운 공격을 시도해보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모든 플레이들이 박원재 감독대행이 오면서 구성된 전술이다보니 선수들 간의 세밀한 합이 맞지 않는 모습, 유기적으로 패스가 공격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백패스하는 모습, 인천의 압박 수비를 이기지 못 하고 공을 뺏기는 모습 등을 보이면서 계획된 공격 전개가 효과적으로 통한 것은 전반전에 거의 보지 못 했습니다. 인상적인 공격은 전병관이 좋은 움직임으로 만들어낸 크로스, 돌파, 슛팅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전반전 동안 전북현대의 압박으로 세밀한 공격 전개는 하지 못 했습니다. 전북현대는 수비 시 송민규와 이준호가 수비수과 골키퍼를 최전방에서 압박하고, 이런 압박에 부정확하거나 한 타이밍 늦게 미드필더로 들어가는 패스를 한교원, 이영재, 보아탱, 전병관이 압박하면서 인천이 편안하게 볼을 소유하거나 공격 전개하는 것을 저지했습니다. 대체로 이 압박 수비는 잘 통했고, 덕분에 인천은 전반전 동안 짜임새 있는 공격은 거의 하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인천 제르소는 날카로웠습니다. 제르소는 전반 10분, 전반 45분+추가시간 6분에 전북의 패스 미스로 2번 볼을 전방에서 탈취하자마자 저돌적인 드리블로 슛팅을 바로 2번 만들어냈습니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에 나온 슛팅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가는 정말 아까운 슛팅이었습니다. 그 외에도 인천 선수들은 탈취한 볼로 역습을 진행할 상황이 되면, 제르소에게 직접 주거나, 제르소가 침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려고 시도했습니다. 아무래도 그게 인천으로써는 가장 효과적인 공격 방법이었을 것 같습니다.
전반 추가시간 6분, 제르소의 돌파에 이은 아쉬운 슛팅 보러 가기
인천 vs 전북 경기, 후반전
후반 11분, 전북현대는 이준호와 정우재를 빼고 티아고, 김진수를 투입합니다. 보다 공격력을 강화하는 차원의 교체였던 것 같습니다. 김진수는 투입되자마자 좌측 사이드에서 얼리크로스를 시도하며 본인의 투입으로 인한 전북현대 전술 변화를 보여줬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기세를 올린 것은 인천이었습니다. 바로 직후 후반 58분 김도혁의 긴 로빙패스를 받은 무고사가 1:1 상황에서 멋진 로빙슛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아쉽게 오프사이드 판정이나면서 득점이 취소되긴 했지만, 인천이 매서운 공격력을 가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던 장면이었습니다.
후반 19분, 이영재가 우측에서 올린 크로스를 막던 델브리지의 팔에 공이 맞으면서 최초에는 PK 선언이 되었습니다. 전북현대 입장에서는 굉장한 기회였지만, 결국 이 판정은 VAR 이후 취소되어버리면서 전북현대에는 너무 아쉬운 상황으로 지나가버립니다.
후반 22분, 드디어 선제득점이 인천에서 터져나옵니다. PK를 주는 역적이 될뻔 했던 델브리지가 코너킥 상황에서 멋진 움직임으로 이재익을 따돌리고 편안하게 헤딩슛을 득점으로까지 연결시킨 것입니다. 델브리지는 자신을 마크하는 이재익을 페인팅 동작으로 멋지게 따돌리고 헤딩 기회를 노렸는데요. 최우진의 코너킥이 정확하게 델브리지가 달려간 쪽으로 떨어지면서 너무나 쉽게 득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후반 26분, 전북현대는 에르난데스와 문선민을 투입하면서 0:1로 뒤지는 상황을 뒤집기 위해 공격수들을 투입합니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인천 수비의 틈을 찾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하지만 리드하고 있는 인천은 수비 상황에서 전반전보다 조금 더 라인을 내리고, 압박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수비벽을 두텁게 가져가는 선택을 합니다. 이렇게 인천이 대응하니 전북현대로써는 공격하기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안쪽으로 크로스를 올려도 피지컬이 좋은 공격수는 티아고 하나 뿐이라 헤딩슛이나 세컨볼 획득까지 이어지기 어렵고, 사이드 연계 플레이는 막 새롭게 박원재 감독대행과 전략을 꾸린 팀이다보니 특별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고 후반 43분, 전북현대의 이재익이 퇴장당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맙니다. 이미 후반 25분 쯤에 무고사에게 돌파를 허용할 뻔하여 경고가 있었던 이재익은 후반 43분에 공간 돌파하는 제르소를 몸으로 막아버리고 맙니다. 주심은 망설이지 않고 다시 경고를 꺼냈고, 이재익은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해버립니다. 뒤지고 있는 전북현대가 이제는 1명 부족한 상황을 맞이해버린 것이죠.
후반 45분, 제르소의 크로스를 받아 김도혁이 두번째 골을 만들어냅니다. 제르소의 크로스가 무고사 쪽으로 가는 듯 했기에 정민기 골키퍼는 앞으로 커트하러 나오지 못했는데요, 이것이 무고사와 정민기를 지나쳐 쇄도하던 김도혁 쪽으로 흘러가면서 김도혁은 거의 빈 골대에 손쉽게 공을 밀어넣고 득점합니다.
완전히 무너져버린 전북현대에게 인천은 자비가 없었습니다. 후반 51분, 제르소의 스루패스를 받은 무고사는 또 한 번 전북현대에게 득점을 꽂아넣어버립니다. 인천이 전북현대의 공격 전개를 끊어냈는데, 전북현대의 선수들은 인천의 미드필더들을 압박하지 못 합니다. 이에 편안하게 제르소에게 패스가 들어갔고, 제르소는 드리블로 압박을 손쉽게 벗어난 후에 전북현대의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무고사에게 너무 깔끔하게 패스를 넣어줘버립니다. 이런 1:1 상황을 놓칠 무고사가 아니기에 멋지게 넣고는 경기를 3:0으로 만들어 경기를 완전히 끝내버립니다.
오늘 경기까지 두 팀의 통산 전적
구분 | 인천 승리 | 무승부 | 전북 승리 |
통산 전적 | 15 | 21 | 23 |
경기 총평
인천의 공격 첨병은 제르소였습니다. 오늘 두번째 골과 세번째 골을 모두 어시스트했을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역습으로 전북현대 수비들에게 위협적인 모습으로 섣불리 라인을 올려서 압박하지 못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현장에서 본 제르소의 빠른 발과 돌파능력은 정말 위협적이었습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셔도 아마 비슷하게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그에 반해, 전북현대는 미들 지역을 거치면서 점유율을 가져가는 동시에 공격의 기회를 계속 만들어가는 모습은 좋았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슛팅을 할 수 있는 지역까지 공이 제대로 투입되는 일도 드물었고, 잘 들어갔다고 하더라도 위협적인 슈팅까지 연결하는데는 늘 실패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상황은 전병관의 돌파나 송민규/ 전병관의 역습 연계 시도 정도인 듯 합니다. 동점 상황에서도 날카로운 공격이 어려웠는데, 뒤지는 상황에서 공격이 잘 될리는 없죠.
전북현대는 지금 공격과 수비 모두 밸런스가 상당히 애매한 상황 같습니다. 분명 리그에서 잘 했다는 선수들을 많이 모아놓은 선수단인데, 이 선수들을 조합해서 나오는 경기력의 결과물은 지금 많이 아쉬운 상황입니다. 박원재 감독대행이 부랴부랴 전략을 맞춰서 나오고 있다지만, 아무래도 다급하게 기본적인 것만 맞추고 약속하여 경기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전북현대의 부진... 더 오래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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