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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스포츠 현상 생각나누기

고교쇼트트랙 순위조작, 과연 문제의 근원은?

by Chans_2 2010.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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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쇼트트랙계에서 파문이 일어났습니다.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스케이트 금메달리스트이고, KBS쇼트트랙 해설위원 이준호씨까지 연관된 상당히 거대하고 심각한 파문입니다. 지난 국가대표선수관련 쇼트트랙 순위조작에 이어 이번 순위조작은 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의 순위조작입니다.


YTN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3월에 있었던 성남시장배 대회에서 남자 고등부 코치 14명이 가담한 이번 승부조작은 그 목적이 학생 선수 순위 조작 고3 선수 대학 진학에 있었다고 합니다.

머니투데이의 12월28일 기사<'쇼트트랙 승부조작' 이준호 해설위원 영장 기각>에 따르면, 이준호씨는 지난 3월6일 성남시장배 전국 중고 남녀 쇼트트랙 대회 500m·1000m 종목에서 미리 1·2·3위 우승자를 정해 선수들을 지시에 따라 맞춰 달리게 하고 나머지 선수들에게는 "컨디션이 나쁘다"는 핑계를 대 기권토록 하거나 일부러 속도를 늦추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고 합니다.


당시 심판장 역시도 위와 같이 전화인터뷰에서 밝혔는데요. 이를 본다면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사람들 혹은 현장에서 판정을 내린 심판들은 어느 정도 그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순위조작 파문을 듣고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반응하곤 하는 것 같습니다.

'오 이런~ 또 이런 더러운 비리가 터졌단 말이야? 쇼트트랙은 안되나봐.'

'에휴~ 우리나라 체육계는 안돼~ 선수출신들이나 코치들이 자기들의 이익만 챙기려고 들고 있어'

'이렇게 체육계에는 인재가 없나? 하나같이 코치나 지도자들의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어쩔 수 없구만...'


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일까요?

그렇게 코치들에게, 체육계 사람들의 도덕성에, 그들의 돈에 대한 탐욕에만 관계된 문제일까요??

그들의 목소리를 한 번 들어보시죠...


이번 사건의 핵심적인 문제는 지난번 국가대표 선수 선발담합이나 메달 담합과는 다릅니다. 이번 쇼트트랙대회에서의 승부조작은 파벌문제도 아니고, 돈문제도 아닙니다.(물론 돈이 오갔을 수도 있지만 그것이 핵심적인 사항이 아닙니다.)

바로 고등학교 학생들의 진학문제입니다. 현재 예체능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특기자전형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고교 대회입상 성적"입니다. 바로 많은 학교운동부에서의 비리나 폐단이 이 '특기자전형'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체육계 안밖 전문가들의 주요한 진단입니다.

초,중학교 학생들에게 중요한 운동의 기초나 기본을 단련시키는 것보다 당장에 대회에서 쓸수 있는 좋은 기량을 갖추게 만들고, 좋은 고등학교로 입학시키는 것이 코치들에게는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 그 학생이 좋은 고등학교에서 같은 과정을 거쳐서 좋은 대학교로 입학하기에 유리하고 그렇게 하는 것을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바라고 있기 때문이죠.

왜냐하면 어찌되었든 평생 선수생활을 할 것도 아니고, 결국은 대학에 진학하고 대학 학위를 따는 것 자체도 우리 사회에서는 매우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으니까요. 선수생활을 끝내고 코치로 성공하여 일생을 마칠 수 있다는 보장이 있을까요? 그게 불분명하기에 추후 행정가나 협회의 임원이 되기 위해서는 어쨌든 좋은 대학교의 학위라는 간판이 필요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체육계가 지금 어떻게 이 상황을 해쳐나가고 더 나은 체육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제가 지금 생각하기에는 그 무엇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유명 스포츠블로거이신 "김지한"님은 1년 간 모든 대회를 쉬면서 전체적인 재정비를 하자고 말씀하셨더군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지금 고등학생들에게는 최악입니다. 입상을 할 1년이라는 시간을 왜 생으로 버려야할까요? 그리고 만약 고2까지는 성적이 없었던 학생들은 내년 고3 시절에 대회 없이 시간을 보낸다면 진학을 못하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텐데, 그들은 누가 책임질까요.

쇼트트랙계에게 돌파구는 몇 개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열심히 정상적인 대회운영을 위해서 최선을 다할 뿐...

그렇기에 체육계는 하나로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어떻게 이 제도를 수정해야 할지, 어떻게 지금의 엘리트체육의 성과를 최대한으로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학습권도 보장하고, 공평하고 합리적인 적절한 진학제도를 만들어낼지를 고민해야합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그러한 치열한 교육학적 고민, 체육적 고민이 모두 함께 있어야할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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