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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축구 이야기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였나?

by Chans_2 2024. 7. 8.

 

오늘 오전, 홍명보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하게 된 배경을 설명한 브리핑이 있었다. 브리핑을 들어보니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로써 역할했을 뿐, 홍명보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정한 것은 결국 대한축구협회였다. 이럴거면 전력강화위원회는 왜 있는 것인지, 대한축구협회에서는 국가대표팀 운영 규정은 왜 두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일들 투성이다.

 

 

6월 28일, 갑작스럽게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은 축구협회에 사퇴의 뜻을 밝혔다. 축구협회는 사퇴 사유를 건강 악화라고 설명했지만, 전력강화위원회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서 정해성 위원장이 항의의 뜻으로 사퇴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정해성 위원장 사퇴 후 6월 30일에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가 진행한 전력강화위원회에는 위원 10명 중 3명이 불참했다고 한다. 자신들을 뽑은 정해성 위원장이 물러났으니, 본인들도 위원에서 사퇴하겠다는 것이었다. 사퇴를 표명한 한 전력강화위원은 "위원회가 도출해낸 적임자를 축구협회가 반대하니 정해성 위원장이 사퇴한 것 아니겠냐"고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 관련기사 : MBC <전력강화위원 '줄사퇴'‥"합의안 무시됐다" 불만>

 

이후, 전력강화위원장 대행을 맡은 이임생 기술 총괄이사는 기존에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10명 중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5명의 동의 하에 전력강화위원장 대행으로서 업무를 진행 했다. 당시 남은 감독 후보는 외국인 감독 2명, 그리고 홍명보 감독이었다고 한다. 세 명의 감독 후보를 모두 면담한 후, 이임생 기술이사는 본인 독단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게 옳다고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선임하는 부분에 대해 전력강화위원들을 다시 소집하여 최종 미팅을 해야만 했다. 그러나 이임생 기술이사는 언론 유출이 두려웠다면서 개별적으로 5명의 위원들과 접촉하여 비공식 동의를 받는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진행했다고 자백했다. 결국은 대한축구협회의 내부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 전력강화위원회의 운영 방식에 맞지 않게 홍명보 감독으로 결정했다고 자백하는 이임생 기술이사 : 영상 보기

 

남은 5명의 전력강화위원들은 누구였을까?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박주호도 들러리라고 느꼈다

 

축구 국가대표였던 박주호도 전력강화위원회 일원이었다. 그도 정해성 위원장의 사퇴와 함께 전력강화위원을 사퇴했다고 한다. 박주호는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이야기를 해보려고 유투브를 찍는 도중, 홍명보 감독이 내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너무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그 이후 전반적으로 전력강회위원회가 결국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였다고 느꼈던 점을 이야기했다. 전력강화위원회 내부에서 후보를 구성할 때, 지속적으로 고사하는 홍명보, 김도훈도 계속 후보군에 넣어야 한다고 일부 위원들이 주장했다고 한다. 특히 "제시 마쉬" 감독이 불발된 이후에는 전력강회위원회 회의에서는 지속 외국인 감독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지속적으로 정해성 위원장에게 국내감독에 대한 압박 전화를 했다고 한다. 이런렇게 전력강화위원회가 비정상적이고 압박을 받는 형태로 운영되는 모습에, 박주호도 결국은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회의감에 전력강화위원에서 사퇴하게 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24년 일반예산 계획 1021억 중 약 32.6%인 333억(스포츠토토 지원금 225억, 국민체육진흥기금 108억)을 정부 관련 지원금으로 받는 단체이다. (보도자료 출처 : 대한축구협회, 내년 예산 1876억원…올해 대비 295억원↑) 순수하게 자체 수익사업으로 돈을 벌어서 운영하는 단체도 아닐 뿐더러, 한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를 선발하고 운영하기에 높은 공공성이 필요한 조직이다. 그런 조직에서 자꾸 공정하지 않고 독단적인 방식으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예산이 집행되는 모습은 결코 건전하지 않다.

 

우리 국민들이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은 피땀 흘려서 노력하여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라는 존중과 인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공정하게 선임하기 위한 전력강화위원회는 당연히 정상적이고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절대로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전력강화위원회가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가 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절대적으로 축구선수 출신 이외에도 많은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축구 현장에서 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축구를 좋아해서 축구 감독까지 한 사람. 연구원으로 일하지만 세미프로 리그에서 정기적으로 뛰는 선수. 체육을 전공하고는 유소년을 가르치는 코치. 통계학을 전공하고 축구 산업 현장에서 직접 일하고 있는 축구 분석가. 이런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토론을 할 수 있는 분들이 전력강화위원회에 참여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위원회 일을 하고, 대한축구협회의 들러리가 아니라 제대로 위원회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합리적이고 정상적으로 대한축구협회가 운영되는 날까지, 조금 험난하지만 우리 모두 응원하되, 감시하고 비판해나가야 할 것이다.